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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13일 화요일

[샘플번역][영한][소설][스릴러] Tell Me - Anne Frasier

 



<알려줘> (가제) 는 Anne Frasier의 2020년 작 장편소설로 2019에 출간된 <찾아줘> (Find Me) 의 후속작이다. <Find Me>에서 독자는 수감 중인 연쇄살인마 피셔의 딸 레니 피셔와 형사 다니엘을 만난다. 입을 닫은 아버지 피셔의 피해자의 시신을 수습하고자 다니엘은 레니 피셔에게 조언을 부탁하고, 이런 인연을 계기로 레니는 범죄 프로파일러가 되어 <Tell Me>의 사건을 해결하는데 활약한다.

온라인 중독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칼라이도스코프 센터는 프로그램의 일부로 지도사 한 명과 등록 학생 몇 명이 조를 이루어 하이킹 여행을 몇박몇일 떠나는 과정이 있는데, 한 조에서 지도사는 총살당하고 학생 세 명은 증발한 것이 발견된다. 설상가상으로 야영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해된 지도사의 최초 발견자인 등산객 두 명의 시체도 발견되는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이고 사라진 아이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추리 보다는 스릴에 초점을 맞춘 소설이지만 충격적인 반전이 매력적이고 흡입력 강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는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이 들게 한 소설.


영한 병기 샘플 번역 파일: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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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Frasier 저, [Tell Me]

Inland Empire Killer 시리즈 2권

원본 출간: 2020 / 한글 번역서 없음

샘플 영한 번역: Mew Shin 신혜성 (bartendermew@gmail.com)

 

- 타이핑 된 문서 파일 (docx), 마크업 문서 (xliff), 혹은 킨들 전자책 실구매비 지원 시 영한번역 기준 단어당 50원, 3,000 단어/영업일로 번역 가능합니다. 요율은 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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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장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에 오른지 3주가 되니 조던과 여자친구 디드라는 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멍하게 최면에 걸린 듯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딛는게 더 이상 즐겁지 않았다. 하이킹은 그래도 어느 정도는 즐거워야 했다. 아니, 때때로 예상할 수 있는 신체적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대부분의 과정이 즐거운 과정이어야 했다. 하지만 조던은 한 편으로는 자연 경관을 즐기면서도, 종종 대소변을 보기 위해 등산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나 앞으로의 날씨에 대한 걱정, 혹은 그냥 다 그만 둬 버리고 손바닥만한 가스렌지로 조리한 몸에 안 좋은 먹거리로 배를 채우고픈 갈망에 집착하곤 했다.

무엇을 위해?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고 이런 짓을 하는 걸까? 완주했다고 자랑하기 위해서? 삶에 부족한 무언가를 채워 넣기 위해서? 미래에 이 순간을 돌아보면 이런 경험을 한 것의 의미를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런 고민을 하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하루 하루, 한 순간, 한 순간 버텨내느라 여유가 없었다.

지금 바로 이 순간 그들은 캘리포니아의 빅 베어 레이크 마을에 우체국 영업시간이 끝나기 전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소포를 받을 예정이었다. 신발의 밑창 굴곡이 사라지고 발가락이 튀어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주문한 새 신발 같은 물건들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만큼 걸으면 그럴 만도 했다. 등산로를 완주하면 등산화 수 켤레를 내다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조던은 사실 그의 어머니가 보낸 생일 축하 소포를 가장 기대하고 있었다. 돈과 엄마가 만든 오트밀 쿠키가 들어 있기를 기대했다.

디드라는 벌써 몇 번은 기권할 뻔했다.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 오가는 농담으로는, 사실 농담도 아니었지만, 하이킹 여행은 관계를 굳건하게 다지거나 깨 버리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이었다. 지난 몇 주 동안 그들은 위기의 순간이 여럿 있었다. 주로 날씨가 안 좋을 때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 하지만 둘 다 성질을 죽이는 방법도 배워가고 있었고, 서로 물어 뜯으며 싸우기 보다는 말을 아끼고 조용히 견뎌내는 것을 택할 줄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지난 밤은 정말 힘들었다. 비도 오고 장비도 젖고 이제 진흙투성이에 찢어지기까지 한 신발을 신고 걸어야 했다. 디드라도 조던도 말이 없었다. 대화할 기력조차 없었다. 둘은 그저 마을에, 우체국에 당도해 모텔에서 진짜 샤워를 하고 진짜 침대에서 잠을 잔다는 목표만 머리 속에 담고 있었다. 오늘 하루만 참으면 되었다.

한 때 거대한 소나무의 보호막 아래에서 쉬기도 했다. 허물처럼 메고 있는 가방을 모두 벗어버리고 마지막 수원지에서 정화해 담은 물을 마셨다. 디드라는 말없이 쉬었고 그동안 조던은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찾아 길을 따라갔다. 소변을 보던 중 조던의 눈에 주황색의 물체가 눈에 띄었다. 텐트인 것 같았다.

트레일에 오른 첫 주간에는 다른 사람과 마주친 것에 대해 신이 나서 외향적 성격 소지자 답게 야영지까지 가서 인사를 나누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그는 그럴 생각조차 들지도 않았다.

디드라가 다가왔다. 둘은 말없이 주황색이 보이는 쪽을 바라보았다가 서로를 쳐다봤다. 디드라의 얼굴에 피로가 역력했고 조던은 그런 디드라에게 줄 것도 해 줄 말도, 해 줄 것도 없다는 것이 미안했다. 말없이 디드라는 자기 바지 지퍼를 내렸다. 

등산 여행을 떠나기 전의 디드라는 소변을 보는 모습을 조던에게 보이게 되면 아마 부끄러워 죽어버렸을 것이다. 지금의 디드라는 조던이 자리를 비켜줄 때까지 기다리지도 않았다. 조던은 그래도 자리를 비켜 주었다. 언젠가 디드라가 미래에 이 순간을 되돌아보면 부끄러워할 지도 모르지. 아니면 말고.

조던은 디드라가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디드라에게 혼자 있는 시간을 주고 그동안 옛날 자신의 모습, 사교적인 조던을 불러내려고 노력하며 캠핑객들을 보러 가기로 했다. 좁고 다져진 길을 따라 내려가며 캠핑객들이 위치를 잘 잡았다는 생각을 했다. 야영지는 주 등산로에서 잘 보이지는 않되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빈터였다.

주황색 텐트가 세 개 보였다.

대부분의 등산가들은 거의 해가 뜬 직후 여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이 야영지에는 움직임이 없었다. 아직 자고 있을 수도 있다. 쉬는 날로 정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해도 어딘가 불편했다. 쉬는 날은 주로 샤워하고 보급품도 채워 넣을 수 있는 마을 같은 데서 보내는 게 보통이었다.

인사를 외쳐서 야영지에 있는 사람들이 괜찮은지 확인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면서도 조던의 눈은 쉴 새 없이 장소를 훑어보고 있었다. 그 때, 귀에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웅웅대는 소리였다.

곤충이다.

파리인가?

웅웅대는 소리와 함께 특이한 반복적으로 투닥거리는 소리가 섞여 있었다.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꽤 익숙한 소리였다. 주변을 둘러보고 머리 위도 올려다보고 근처에 피어난 꽃도 바라봤다. 꽃봉오리 사이 사이에 꿀벌 두어 마리가 떠다니고 있었다. 나무 사이로 바람 한 줄기가 불어왔다. 가벼운 바람이었지만 달큰한 듯 썩은 내를 담고 있었다.

아이고.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았다.

마음 속으로 도망치라는 말이 들려왔다. 거기서 멀어지라고. 지금. 빨리. 당장.

도망치는 대신 조던은 더 가까이 다가갔다. 제일 가까운 텐트 속의 작은 벌레 그림자들이 보일 정도로 다가갔다.

소리가 무엇인지는 판명되었다.

투닥거리는 소리는 파리가 팽팽한 텐트 벽에 날아들어 부딪히는 소리였다. 조던도 아침에 셀 수 없이 겪어온 일이었다. 하지만 그건 한 두 마리였고 지금처럼 수 백마리가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땐 지금처럼 꿀벌까지 섞여 있지도 않았다.

그가 다가가며 말했다. “저기요?” 목소리가 떨려왔다. “거기 누구 계세요?”

돌아온 답은 파리 떼의 더욱 활기찬 날갯짓과 더 커진 웅웅거리는 벌레 소리뿐이었다.

그가 다시 입을 뗐다. 이번엔 더 크게 외쳤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저기요!”

무슨 소리가 들려서 조던은 헉, 하고 놀라며 돌아보고 이내 긴장을 풀었다. 디드라였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보다는 자기가 처해진 절망스러운 상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드라는 옷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성큼 성큼 조던쪽으로 걸어왔다.

“우리 출발해야 돼,” 디드라가 보챘다.

조던은 손가락을 들고 입술에 갖다 댔다.

아이가 혼날 때 처럼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받은 디드라의 눈에 분노의 불꽃이 일었다. 그러나 곧 조던이 조금 전에 먼저 했던 바로 그 고민이 디드라에게도 생기자 분노는 가라앉았다. 

 “내 뒤에 있어” 조던이 경고했다. “난 텐트 안을 조사해 볼 테니까.”

디드라는 침을 꼴깍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몇 일 새 가장 정신이 바짝 든 모습으로 눈을 크고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장난일수도 있었다. 영화 <블레어 위치> 처럼 누군가 이런 걸 꾸며 놓고 몰래카메라를 찍고 있는지도 모른다.

벌레가 어떻게 들어갔는지에 대한 의문은 텐트 입구 지퍼가 잠겨 있지 않다는 사실로 풀렸다. 떨리는 손으로 지퍼를 잡고 조던은 최대한 몸을 뒤로 빼고 입구를 마저 열었다. 플라스틱 지퍼산이 서서히 서로 분리되자 천이 풀썩 접히며 입구가 열렸다. 자유를 되찾은 파리떼가 날아올랐다. 검은 구름이 조던의 얼굴을 덮쳤다. 조던은 팔을 파닥거리다 무언가에 발이 걸리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곤 했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도망치지는 않았다. 손으로 입과 콧구멍을 막은 채 억지로 앞으로 다가가 텐트 안을 들여다 보았다.

조던은 얼어붙었다. 몇 분간 얼어붙은 채 서 있었던 것 같지만 사실 불과 몇 초만 그러고 있었을 것이다. 마침내 그는 비틀비틀 텐트에서 떨어져 속을 게워냈다. 몸을 펴자 디드라가 손에 폰을 들고 그를 지나쳐 텐트 쪽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동영상을 찍고 있는 듯했다. 이게 다 조작된 것은 아닐까?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디드라가 엮인 일은 아닐 것 같았다.

디드라가 텐트 입구를 밀어 젖히는 것을 보고 조던은 비명 지르듯, 울부짖듯, “들어가지 마!” 라고 외쳤다.

한참을 입구에 서 있던 디드라는 마침내 조던을 돌아봤다. “다른 텐트도 확인해 봐야겠어.” 그는 놀랍도록 차분한 태도로 다음 텐트로 걸어가 안을 들여다봤다. “아무도 없네.” 이어서 세 번째 텐트도 들춰봤다. “여기도 아무도 없는데 짐이 다 그대로 있네? 마치 사람들이 증발해버린 것처럼”

“시체 맞지?” 조던이 물었다. “맨 처음 텐트 속에 말야.”

“당연하지.”

“죽은 사람 본 적 있어?”

“장례식에서.”

조던이 휴대폰을 꺼냈다. “신호가 안 잡혀.” 아직 뇌가 완전히 텐트 속의 시체의 존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할것만도 같았다. 피가 많이 있고, 파리도 많이 있었다. 시체 옆에 휴대폰도 떨어져 있었다. 가지러 갈까, 휴대폰을. 죽은 사람의 정체라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안 된다. 살인사건일 수도 있다. 살인 현장은 건드리는 게 아니라고 배웠다.

살인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곰 습격인가? 다른 사람들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다른 텐트에서 자던 사람들 말이다.

“우리 좀 다른 데로 가야 될 것 같은데.” 조던이 말했다. “911에 전화도 하고.: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시체가 어디 가지는 않을 테니까. 다만 위험한 상황일 수도 있으니 조던과 디드라는 멀리 멀리 도망치는 것이 좋을지도 몰랐다.

디드라는 다시 텐트로 돌아와 폰을 들어 올리고, 다시 조금 뒷걸음질 치더니 화면을 누르기 시작했다.

조던이 “그거 SNS에 올릴 거 아니지, 그치?” 라고 물었다.

“글쎄. 일단 신호 좀 잡히면.”

“디드라, 그럼 안돼.”

“다들 하는데 왜?”

“우린 그러면 안 돼. 우린 그딴 짓 하면 안 된다고.”

누가 알았겠는가. 이 둘이 완전히 헤어지려면 시체 정도는 봐야 될 것이라고. 조던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숨을 헉 하고 들이마시며 둘 다 숲 쪽을 돌아봤다. 덤불 아래서 쥐가 튀어나와 그들을 보고 찍찍대더니 다시 온 길로 되돌아 들어갔다. 조던과 디드라는 참던 숨을 내쉬고 안도감에 웃었다.

조던은 야영지를 등지고 걷기 시작했다. “빨리 떠나자.”

둘은 급한 걸음으로 지금가지 걸어온 방향의 등산로를 되짚어가기 시작했다. 한 시간 후, 산길 수 킬로미터를 걸은 디드라는 아직도 신호가 잡히는지 보려고 이따금씩 하늘로 휴대폰을 쳐들고 있었다. 

이윽고 디드라가 “잡혔다!” 라고 외쳤다.

조던도 멈춰 서서 자신의 폰을 확인했다. 신호가 두 줄 잡혀 있었다.

디드라가 반항하듯 힘주어 말했다. “동영상 올렸지롱!”

조던은 디드라의 말을 못 들은 척했다. 폰에 손가락을 대고 911을 누르려는 찰나 조금 아까 들었던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들려왔다. 또 다른 쥐가 나올 것을 예상하며 돌아본 그의 눈에 사람이 들어왔다. 정확히는 두 사람이었다.

“어이, 아저씨.” 조던이 입을 뗐다. “뭔 일 있더라도 저 쪽으론 가지 마세요. 저기서 시체를 발견했어요.” 라며 그는 그들이 내려온 길 쪽을 가리켰다.

남자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알려줘서 고마워요.”

그때였다, 총이 나타난 것은. 그때였다. 조던이 깨달은 것은. 둘이 피해 도망치던 존재가 바로 이 사람이었는데 도망치기는 커녕 그의 품으로 달려들었다는 것을. 

디드라는 등 뒤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디드라에게 소리 질러 경고해 줄 새도 없이 푸슉, 하는 소리와 가슴팍에 타는 듯한 통증이 밀려오는 것을 느끼며 조던은 고꾸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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